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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경제/경영

『EBS 다큐프라임 : 자본주의』, EBS <자본주의> 제작팀 지음

 

 

원래 11월에는 쑹훙빙 저 <화폐 전쟁> 을 보기로 했었죠. 화폐 전쟁은 물론 재밌는 책입니다. 금융이 발전해온 역사를 볼 수 있고, 이것이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는 세계사와 연관지어져 있어 더욱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경영경제 비전공자에게는 조금은 무겁고 어려울 수 있을까 싶어 조금 더 쉬운 책을 고르러 서점을 향했습니다. 마침 EBS의 <자본주의>가 책으로 출판되었기에 집어들어 보게 되었고, 하루만에 반 이상을 읽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쉽고 친절하게 그림을 통한 설명도 있어 쭉쭉 읽어나갈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똑똑한 바보들> 에 이은 11월 살롱 토론 도서를 <자본주의>로 바꾸게 되었습니다. 혹시라도 <화폐전쟁>을 미리 구입하신 분들이 있다면 이 책은 제가 선물로 사드리겠습니다 ㅎㅎ

 

자, 이 책은 정말 쉬운 질문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우리는 고등학교 때부터 수요-공급의 균형에 관한 원리를 배웠습니다. 소비자들은 가격이 높으면 그 물건을 덜 사려고 합니다. 생산자는 반면 가격이 높아지면 물건을 더많이 생산해서 시장에 내다 팔려고 하겠죠. 그래서 소비자들과 생산자들의 경제활동은 '가격'이 조정되면서 균형을 찾아갑니다. 균형 가격에서는 소비자들이 사려고하는 물건의 개수와 생산자들이 팔려는 물건의 개수는 일치하게 됩니다. 그런데 왜 물건값은 떨어질 줄 모르고 오르기만 할까요?

정말 이상하지 않습니까? 수요-공급의 원리로는 생산자들이 생산을 줄였거나, 아니면 소비자들의 수가 많아져서 사려는 물건의 수가 팔려는 물건의 수보다 많아야만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기에 이상하죠.

여기에 대한 답을 구하는 과정에서 자본주의는 사람들에게 빚을 지우지 않고서는 작동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빚으로 인해 거품이 생겼다 꺼지는 과정 또한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된다고 설명하지요. <화폐전쟁>을 보면 좀더 자세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겠지만 이 책에서도 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줍니다.

 

그리고 꼭 필요한 금융지식도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동안 크고 작은 많은 금융 사건들이 있었는데요. 금융사기라고도 할 수 있을 겁니다. 펀드는 무조건 오른다는 설명을 듣고 가입했다가 2008년 금융위기때 원금을 몽땅 날리신 분들이 있죠. 수출중소기업들은 KIKO라는 파생상품을 은행의 권고로 매입했다가 큰 손해를 보았습니다. (결국 법원은 은행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들었습니다.) 저금리 시대에 들면서 고금리 예금을 파는 저축은행에 예금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 중에서는 '후순위채권'이란 것을 권고받아서 매입하신 분들도 있었는데요. 저축은행이 영업정지 당하는 순간 이분들은 원금을 모조리 날려버리셨습니다. 최근 동양그룹의 CP(기업어음)를 매입하신 분들도 마찬가지 상황에 직면했지요.

 

이 책에서는 우리는 어떻게 우리의 재무를 설계해야하는지에 대한 간략한 팁을 줍니다. 그리고 최고의 재테크는 바로 '과소비를 줄이는 것'입니다. 이건 평소 제 생각과도 일치하는데요. 책에서는 자본주의가 작동하는 원리 중 하나로 '소비', 특히 '불필요한 소비'를 꼽습니다. 기업이 먹고 사려면 사람들이 불필요한 것을 필요하다 느끼면서 소비해야만 합니다. 그래야 또 사람들은 기업에 취직해서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소비가 위축되면 경제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합니다. 물론 실업률이 높아져도 소비가 위축되면서 경제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겠죠. 무엇이 먼저가 되었든 '소비부진'과 '실업증가'은 경제에는 커다란 악재일 수 밖에 없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을 악화시키기 때문이죠.

그럼 위기의 자본주의, 위기의 한국경제는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요. 다음 살롱 모임 때 논의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책에서도 나름의 결론을 가지고 있지만요. ^^